1075일 만에 완전 부상
창문 통해 자연배수… 무게 줄여기름 유출 계속돼 3중 방제막 쳐
육상서도 누운 상태 그대로 수색
녹슬고… 패이고…
26일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 인근에서 반잠수식 운반선으로 옮겨진 세월호 선체에는 곳곳에 상흔이 남아 있었다. 선미 방향타(동그라미 안)는 오른쪽으로 꺾인 상태였으며 ①, 램프가 제거된 뒤쪽 출입구에는 승용차, 굴착기 등이 흉물스럽게 걸려 있다 ②. 선수 좌현 선체에는 이전에 플로팅독 방식으로 인양을 시도할 때 생긴 두 줄의 균열이 선명했다 ③.
사진공동취재단
사진공동취재단
배수 작업은 창문 등을 통한 자연배수로 진행하되 화물칸 등 밀폐된 공간은 작은 구멍을 뚫어 물을 빼내고 있다. 해수부는 화물칸에 실린 자동차 등을 포함해 선체에 50㎘ 정도의 기름이 더 남아 있다고 보고 잔존유 제거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해수부와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는 세월호와 운반선 주위에 3중 방제막을 펼쳐 놓고 잔존유 등 회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수부는 목포신항으로 이동하는 동안 상하이샐비지 등이 기름을 분해하는 방수포 등을 살포하면서 기름 확산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해수부는 배수 작업 과정에서 희생자 유류품 등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운반선의 양쪽 난간에 유실 방지망을 설치했다. 인양 과정에서 운반선 선적을 위해 불가피하게 절단한 좌현 선미램프(개폐형 차량출입문) 쪽으로 화물이 유실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잠수부가 확인한 결과 램프가 열린 부위에 컨테이너가 쏟아져 열린 문 쪽을 완전히 막고 있어 램프 제거에 따른 차량 및 물건 등 유실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양 과정에서 선체에 140여개의 구멍을 뚫었고 배수 과정 등에서 추가 천공도 예정돼 있어 유류품 등의 유실 우려는 좀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인양 및 재킹바지선, 운반선 등 선적 과정에서 배의 평형을 유지하는 스태빌라이저, 앵커 등은 이미 제거된 상태다.
해수부는 세월호가 육상에 거치되면 누워 있는 상태 그대로 후속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과정에서 조류 등에 약해진 선체와 객실이 파손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세월호를 육상에서 세우려면 설계·조사 등에만 100일 이상이 소요돼 시신 미수습자 수색 등이 그만큼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진도공동취재단
2017-03-27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