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진흥원, 조선시대 길몽(吉夢) 매매 문서 첫 공개

국학진흥원, 조선시대 길몽(吉夢) 매매 문서 첫 공개

김상화 기자
입력 2025-01-08 10:09
수정 2025-01-0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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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몽 매매문서. 조선시대 박기상 꿈 매매문서(왼편)와 신씨 꿈 매매문서(오른편)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길몽 매매문서. 조선시대 박기상 꿈 매매문서(왼편)와 신씨 꿈 매매문서(오른편)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한국국학진흥원은 8일 조선시대 길몽 매매 문서 2점을 최초로 공개했다.

순천박씨 충청공파 문중과 진주강씨 법전문중이 과거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자료를 정리하던 과정에 찾아냈다.

문서에 따르면 1814년 2월 대구에 살았던 순천박씨 충청공파 운경청사 박기상은 청룡과 황룡이 웅장한 자태로 승천하는 꿈을 꿨다.

그는 다음 달 3일 과거시험을 보려고 한양으로 떠나는 친척 동생 박용혁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1천냥에 팔았다.

대금은 과거 급제 후 관직에 오르면 지급하기로 했다.

문서에는 ‘과거에 급제해 관직에 오를 때 값을 받기로 했다’과 적혀 있다.

이들이 남긴 길몽 매매문서에는 ‘꿈 주인’(몽주,夢主) 박기상,‘꿈을 산’(매몽주,買夢主) 박용혁의 날인도 남았다.

두 당사자 말고도 친척 두 명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또 다른 길몽 매매문서는 진주강씨 법전문중이 기탁한 자료에서 나왔다.

1840년 2월 2일 경북 봉화에서 진주강씨 집안 하녀로 지내던 신씨가 청룡과 황룡 두 마리가 서로 엉켜있는 꿈을 집주인의 친척 강만에게 팔았다는 내용이었다.

그 대가로 청색·홍색·백색 삼색식을 받았다고 한다.

꿈 매매 문서에는 ‘몽주 반비(飯婢,밥 짓는 하녀) 신(辛)’과 증인인 그의 남편 박충금의 날인이 담겼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고려사 ‘진의매몽’과 삼국유사 ‘문희매몽’처럼 해몽은 행운을 기대하는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현대에도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길몽을 사고파는 일은 오늘날에도 행해질 정도로 우리에게는 친숙한 습속”이라며 “꿈의 매매는 통상 구두로 이뤄졌기에 이번에 발견된 꿈 매매 문서는 매우 희귀한 자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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