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보내면 이어폰에서 들려 800~900점대 고득점 받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무선수신 장치를 이용해 토익시험에서 부정 행위를 한 일당이 붙잡혔다. 문자 메시지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앱과 직접 만든 초소형 이어폰이 동원됐다.경찰 조사 결과 토익 고득점자인 이씨와 장씨는 지난 5월과 6월 토익에서 각각 독해평가와 듣기평가를 나눠 푼 뒤 수험표 뒷면에 답을 적었다. 종료 30분 전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시험장을 나온 이들은 답을 찍어 전씨 남매에게 전송했고, 남매는 전국 각지에서 시험을 보고 있는 의뢰인들에게 20문제씩 끊어 문자로 답을 보냈다. 같은 시간 대포폰을 몸에 숨긴 채 문자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앱을 실행하고 있던 의뢰인들은 대포폰과 연결된 소형 수신기를 통해 음성으로 답을 듣고 800~900점대의 고득점을 받았다.
이씨 등은 이렇게 정답을 넘겨 고득점을 받게 해준 대가로 25명의 의뢰인으로부터 각각 100만~300만원씩, 모두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지방공대 출신인 이씨는 인터넷과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부품을 구입해 무선수신 장치를 직접 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응시자가 문자를 직접 보내는 방법을 쓰다가 적발된 사례와 달리, 직접 부품을 구입해 무선 장비를 만든 신종 수법”이라면서 “수신 장비 등을 압수하고 토익위원회에 수사 결과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3-08-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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