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마을 주민, 우물가서 몰래 캐 조경업자에게 100만원 받고 팔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이명마을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주민 이모(81)씨는 지난달 14일 아침 평소처럼 마을 산책에 나섰다. 그러다가 마을 위쪽 공동 우물가에 우뚝 서 있던 향나무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최소 150년 이상, 그러니까 이씨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부터 마을을 지켜 온 나무였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이씨는 급히 마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경찰에 신고했다.경찰 조사에 따르면 절도 전과가 있는 한씨와 김씨는 평소 이명마을을 지나다니다 고풍스럽고 잘생긴 향나무가 있는 것을 보고 흑심을 품었다. 그러던 중 13일 저녁 7시쯤 고성의 한 조경가게 앞에서 나무를 사러 다니는 충북 제천지역 조경업자 이모(55)씨와 김모(42·노동)씨 등 2명을 만났다.
한씨 일행은 “좋은 향나무가 있는데 싸게 팔겠다”며 이들 조경업자에게 접근했고 1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들 4명은 밤 9시쯤 작업도구를 준비해 트럭 2대에 나눠 타고 이명마을로 이동해 향나무를 훔쳤다.
조경업자 이씨는 향나무를 관리해서 가치를 높인 뒤 팔기 위해 제천에 있는 자신의 조경업체 작업장에 심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향나무를 원래 있었던 마을 우물가에 곧바로 옮겨 심으면 나무가 죽을 가능성이 있어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2017-07-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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