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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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치려고 독일에 갔을 때 임모 박사라는 사람이 현지 동포 어르신에게 ‘최순실을 잘 도와주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임 박사는 다름 아닌 현재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혐의를 재판하는 이영훈 부장판사의 장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은 안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며 사건을 다른 재판부에 재배당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현재 이 부회장 재판을 재배당할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사건은 기존 배당대로 형사합의33부에서 이영훈 부장판사가 재판장으로 계속 맡아 진행하게 됐다.
법원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재판장인) 이 부장판사는 장인이 최씨 일가와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고, 언론 보도를 보고 장인에게 설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이 부장판사의 장인 임씨는 과거 독일 유학 중 한인회장을 맡았고, 1975년쯤 귀국해 정수장학회에서 3∼4년 이사로 재직하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숨진 뒤 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임 박사는 정수장학회 이사 재직 당시 장학회장과 동석해 최순실씨의 아버지인 최태민씨를 한 번 만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전에 최순실씨가 독일에 갈 때 지인에게 최순실씨를 소개해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후에는 최태민이나 최순실 등 그 일가 사람들을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없으며, 나아가 최씨 일가의 후견인 역할을 한 바는 전혀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안 의원은 “임 박사의 사위가 이 부회장 재판을 맡은 것은 결코 의도적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공정성에서는 시비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 예규상 장인의 연고 관계 등은 재판 재배당 사유는 아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며 최씨 측에 총 433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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