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원 줄테니 합의 성관계로” 위증교사까지 유죄 받은 강간범

“4000만원 줄테니 합의 성관계로” 위증교사까지 유죄 받은 강간범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3-07-18 15:10
업데이트 2023-07-1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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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 혐의 재판 과정서 피해자 금전 회유
1심 무죄였다 위증교사 드러나 2심 징역
위증교사 혐의 재판 추가로 징역 10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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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자료 이미지. 서울신문 DB
판결 자료 이미지. 서울신문 DB
피해자에게 수천만원을 주며 위증을 부탁해 1심에서 강간 혐의 무죄 판결을 받은 30대가 위증교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경남 창원지법 형사4단독 강희경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9월 경기 수원시 한 카페에서 피해자 B씨에게 “합의하고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증언해주면 4000만원을 주겠다”며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2019년 11월 B씨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A씨는 B씨에게 이 같은 제안을 하면서 B씨가 위증죄로 처벌받을 경우 변호사 비용을 비롯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의 약속 이행 각서도 써 공증까지 받았다.

B씨는 A씨에게 4000만원을 받은 뒤 실제로 A씨의 강간 사건 1심 재판부에 “술김에 분위기에 취해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진 것이 맞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1심은 이를 토대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갑작스러운 진술 번복을 수상히 여긴 수사기관의 계속된 추궁에 B씨는 A씨로부터 위증를 요구받은 사실을 털어놨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4월 1심 판결을 뒤집고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어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돼 형이 확정됐다.

위증한 B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위증교사 재판에서 B씨를 강간하지 않았으며 B씨가 먼저 돈을 요구해 돈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강 부장판사는 “A씨 주장대로 강간하지 않고 위증을 교사한 일도 없다면 억울하게 무고를 당한 것인데 자신을 무고한 B씨에게 4000만원을 준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위증을 교사한 내용은 강간 사건의 핵심적인 것으로 진실 발견을 곤란하게 해 국가 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를 저해하는 범죄로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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