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설마했던 승부조작이…” 프로배구계 충격

“설마설마했던 승부조작이…” 프로배구계 충격

입력 2012-02-08 00:00
수정 2012-02-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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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구단 KEPCO ‘망연자실’..배구연맹 ‘당혹’

지난해 프로축구를 뒤흔든 승부조작 사건이 프로배구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자 배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특히 현역 선수를 포함해 3명이나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대구지검에서 구속돼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 찍힌 KEPCO의 분위기는 침통함 그 자체다.

수비 전담 리베로로 활약하다가 지난해 은퇴한 염 씨는 2009-2010 시즌 불법 도박에 연루된 브로커 강모 씨의 부탁을 받고 경기에서 일부러 실수를 해 소속팀이 경기에서 지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KEPCO의 다른 은퇴 선수 A 씨와 현역 선수 B 씨도 염 씨와 함께 승부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수사의 칼날이 이들과 한솥밥을 먹은 다른 선수들에게 향하면서 KEPCO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만년 최하위’라는 꼬리표를 떼고 이미지 변신을 꾀하려던 차에 ‘승부조작’이라는 덫에 발목이 잡힌 KEPCO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은퇴한 두 선수가 KEPCO 직원으로 근무 중인 데다 현재 팀을 지탱하는 주축 선수마저 검찰에 구속되면서 선수 관리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춘삼 감독과 ‘해결사’ 안젤코 추크(크로아티아)를 영입해 2011-2012 시즌 ‘제2의 도약’을 선언한 KEPCO는 7일까지 16승9패를 거두고 4위를 달리며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KEPCO의 한 관계자는 8일 “갑자기 터져 나온 악재로 팀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기량이 부족한 것으로만 알았던 염 씨가 경기 중 고의로 실수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검찰이 기소하는 대로 이들을 배구팀에서 제명하고 회사에서도 쫓아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구단 측이 염 씨의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알고 은퇴를 종용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는 “공기업인 KEPCO의 특성상 프로 데뷔 후 4년이 지나면 선수로 계속 뛸지, 은퇴하고 KEPCO 직원으로 남을지 선택할 수 있다”면서 “염 씨는 부상 때문에 선수를 그만뒀다”고 은퇴 권유설을 일축했다.

KEPCO는 구단 관계자를 대구에 보내는 등 수사진행 상황을 파악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프로배구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KOVO)도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구속된 KEPCO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 선수들도 승부 조작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진다면 프로배구는 판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혼돈을 겪을 공산이 크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뒤 선수·구단 교육을 강화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배구에서도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가 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경로로 검찰의 내사 소식을 접하고 각 구단에 승부조작과 관련한 철저한 자체 조사를 당부했다”며 “검찰의 공식 발표가 나오는 대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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