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m 버디 플롭샷 챔프 호랑이 깨우다

15m 버디 플롭샷 챔프 호랑이 깨우다

입력 2012-06-05 00:00
수정 2012-06-0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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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메모리얼 토너먼트 역전승

사실상의 챔피언샷은 신기에 가까운 ‘플롭샷’(스핀을 강하게 넣어 높이 띄우는 샷)이었다.

4일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장(파72·7265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4라운드 16번홀. 선두 스펜서 레빈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한 타이거 우즈(37·이상 미국)는 3개홀 줄버디를 포함, 전반 7개홀에서만 4타를 줄이며 무서운 기세로 선두를 압박했다. 직후 8번홀과 11번홀에서 1타씩 까먹어 추격전이 불발에 그치는 듯했지만 얼마 안 가 타이거의 야성이 드러났다.

15번홀 장타를 앞세운 버디로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간 뒤 나선 16번홀.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우즈는 공이 떨어진 그린 주변 러프에서 깃대까지 15m짜리를 남겨놓고 60도짜리 웨지를 꺼내들어 플롭샷을 풀스윙했다. 공은 솟구치는가 싶더니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진 뒤 8m 남짓 데굴데굴 굴러 홀 속으로 툭 떨어졌다. 우즈는 이 한 방으로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잠자던 호랑이가 으르렁대자 숨죽이며 바라보던 갤러리가 환호했다. 붉은색 셔츠의 마력이 되살아난 듯했다. 선두였던 로리 사바티니(36·남아공)는 같은 홀에서 보기를 범해 무너졌고 우즈는 마지막 18번홀에서 1타를 더 줄이며 우승을 확정했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지난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시즌 2승째를 극적인 역전으로 일궜다. 우승 상금은 111만 6000달러(약 13억원). 1999~2001년 대회 3연패를 일궈냈던 우즈는 2009년 우승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다섯 번째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투어 통산 73승째다. 82승을 거둔 샘 스니드에 이어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역대 두 번째 최다승 기록이다. 72세의 니클라우스는 바로 이번 대회를 주최한 이. 그는 마지막 18번홀에서 우즈가 자신의 기록과 나란히 하는 순간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우즈는 “16번홀 티샷이 짧으면 안 됐고 길면 해저드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는데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 결과적으로 주효했다.”면서 “니클라우스의 기록과 같은 73승째를 일군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최경주(42·SK텔레콤)는 합계 2오버파 290타로 존 허(22·정관장)와 함께 공동 19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12-06-0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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