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노승열 ‘캐디 3번 바꾼 사연’

골프 노승열 ‘캐디 3번 바꾼 사연’

입력 2012-11-05 00:00
업데이트 2012-11-05 16: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확실히 캐디가 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 같습니다.”

올시즌 벌써 세번 캐디를 바꾼 한국 골프의 ‘영건’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이 5일 서울 중구 태평로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캐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승열은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큐스쿨을 통과해 2012시즌 시드권을 따냈고, 올시즌 상금랭킹 48위, 페덱스컵 랭킹 37위로 선전해 투어 카드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 4월 발레로 텍사스오픈부터 18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컷을 통과하는 등 꾸준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노승열은 아버지인 노구현 씨가 캐디로 동행하다가 2010년 말부터 영국인 캐디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노승열이 올시즌 PGA 투어에 진출하자, 이 캐디가 영국의 집에 종종 들러야 한다는 점과 나이가 많아 체력적 부담이 크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그러던 중 더스틴 존슨(미국)의 캐디가 자신과 친한 캐디를 소개해줬고 노승열은 지난 2월 중순부터 그에게 백을 맡겼다.

문제는 이 캐디가 지나치게 다혈질이라는 점이다.

노승열이 보기를 하거나, 미스샷을 하면 혼자 화를 내거나 허공에다 욕을 해 노승열을 위축시켰다.

경기에 도움이 될 리 없고, 이를 목격한 한 경기위원이 조용히 찾아와 “캐디를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을 정도다.

노승열은 “그 캐디를 겪고 나니 실력은 둘째고 착하기만 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착한 캐디를 고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캐디는 착한 대신 경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노승열은 “’샷을 핀 너머로 칠까요’라고 물어봐도 오케이, ‘좀 못 가게 칠까요’라고 물어봐도 오케이, 무조건 오케이라고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시즌 4차례 컷 탈락했는데 그 중 3번이 이 캐디와 지내는 동안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노승열은 새로운 캐디를 찾아 헤맸고, 4월 중순께 위창수(40·테일러메이드)가 소개해준 캐디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미국 뉴욕 출신의 마이크는 위창수와 양용은의 백을 멨던 캐디다.

한국 선수들과 오래 지낸 만큼 호흡도 잘 맞았고, 성격과 실력도 만족스러웠다.

노승열은 이 캐디를 맞이하고 18개 대회 연속으로 컷을 통과했다.

노승열은 “캐디가 라인을 읽어주거나 샷을 어떻게 쳐야 할지 봐주는 데 도움을 많이 주기 때문에 경기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시즌을 돌아보며 “시드를 유지한 것에 만족하다”고 밝힌 노승열은 “다만 AT&T 내셔널에서 3라운드까지 좋았는데 4라운드 넘어가면서 타수를 잃어 공동 4위에 머물렀던 것이 아쉽다”고 회상했다.

노승열은 “처음 접해보는 코스들에서 시즌을 잘 보낸 것 같아 다행”이었다며 “한번 쳐봤으니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코스 공략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나가보지 못한 마스터스 무대를 밟을 수 있도록 시즌 초부터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내년에는 꼭 PGA 투어 우승자가 돼 한국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