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금메달 빚어낸 ‘사제의 믿음’

김현우 금메달 빚어낸 ‘사제의 믿음’

입력 2012-08-08 00:00
업데이트 2012-08-08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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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올림픽에서 김현우(24·삼성생명)가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을 세우는 금메달을 딴 배경에는 끈끈하게 이어진 ‘사제간의 믿음’도 작용했다.

김현우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꼽는 이는 소속팀인 삼성생명의 김인섭 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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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2에서 열린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전에서 타마스 로린츠(헝가리)를 꺽고 금메달을 획득한 김현우 선수가 환호하고 있다. 김현우는 8년 만에 한국 레슬링 금사냥에 성공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7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2에서 열린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전에서 타마스 로린츠(헝가리)를 꺽고 금메달을 획득한 김현우 선수가 환호하고 있다. 김현우는 8년 만에 한국 레슬링 금사냥에 성공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 코치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그레코로만형 58㎏급 은메달을 딴 주인공이다.

둘의 인연은 김현우의 고등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코치는 김현우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관심을 두다가 나중에 현 소속팀으로 데려왔다.

김현우와 김 코치 모두 유도에서 레슬링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리 비슷한 경험을 한 김 코치는 기술부터 선수로서의 마음가짐까지 많은 노하우를 전수했다.

김현우가 슬럼프를 슬기롭게 넘긴 힘도 김 코치에게서 나왔다.

김현우는 국가대표 데뷔 첫해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회전에 탈락하는 등 부진을 겪고는 이듬해까지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김 코치는 어느 날 김현우가 자신의 방에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고민을 털어놓은 일화를 전했다.

김 코치는 우는 김현우 앞에서 앞으로의 계획이 깨알같이 적힌 수첩을 찢으며 “지금까지의 훈련을 모두 잊고 새로 시작하라”고 독려했다.

소속팀에 입단하자마자 만든 이 수첩에는 세계 정상에 서려면 어떤 길을 거쳐야 하는지 세세한 계획이 짜여 있었다.

김 코치는 “태릉선수촌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훈련한 탓에 잘 풀리지 않았던 것 같더라”면서 “기술적인 것에만 집착하면 안 되는 것이니 스스로 상대를 생각하면서 길을 찾으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마음을 다잡은 김현우는 2011년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부활을 알렸고, 마침내 런던 땅에서 8년 만에 레슬링의 금맥을 잇는 영웅이 됐다.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김 코치를 찾아가 감사를 전한 김현우는 “김인섭 코치님이 태릉선수촌에 계시지는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주셨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현우는 정말 순수하고 진실한 친구”라고 제자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더니 “아직 기술적으로는 절반도 완성이 안 된 선수이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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