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 쏠린 세계의 관심… 주시, 촉각, 신중

이집트에 쏠린 세계의 관심… 주시, 촉각, 신중

입력 2013-07-04 00:00
업데이트 2013-07-0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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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서방국가, 군부에 서둘러 민간에 권력이양 촉구

직선 대통령이 시민저항을 등에 업고 끼어든 군부에 의해 축출되는 사태가 벌어진 이집트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중동·아프리카의 맹주가 사실상 쿠데타로 헌정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으니 대놓고 환영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쿠데타라며 정색하고 비난하는 것도 신흥 권력의 동향을 살펴야 하는 입장에서 앞서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들을 종합해 보면 미국을 위시한 주요 국가와 주변 나라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와 같은 흐름을 보이면서도 엇갈리는 양상을 드러냈다.

주된 기조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독주하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물러난 것에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쿠데타’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이었다.

특히 이번 사태를 쿠데타라고 명시하면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보이거나 반대로 무르시 편을 드는 것처럼 보일 위험이 있기 때문에, 관련된 세력 모두가 정국 안정을 위해 노력하라거나 과도정부가 서둘러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등 에두르는 표현만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집트 군부가 민주적 민간 정부에 지체없이 권력을 넘겨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쿠데타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긴박하고 유동적인 이집트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무르시 정권을 전복시키고 헌정을 중단시킨 이집트 군부의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번 사태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있으며 이집트의 미래는 궁극적으로 이집트 국민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집트에 대한 연간 15억 달러 규모의 군사 경제 원조 제공을 재검토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법령은 선출직 지도자가 쿠데타로 추방된 나라에는 원조를 중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무르시 퇴진과 군부 국정 장악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는 추측을 받아왔다.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관계나 미 해군 수에즈 운하 이용, 원유 이송 등에서 미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나라로, 이스라엘 다음으로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영국의 반응 수위도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은 현재 상황은 명백히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폭력 사태를 피할 수 있도록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영국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분쟁 해결을 위해 군이 개입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못박았지만 쿠데타라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역시 “이집트 국민의 큰 고통을 이해하지만 어느 국가에서도 군부의 개입은 우려할 일이다”라고만 밝혔다.

프랑스와 EU는 아예 무르시 축출에 대해 별다른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군부가 선거 계획을 밝힌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만 말했고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 역시 민주주의로 빨리 전환하라고만 촉구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아랍 지도자 중에 처음으로 이집트 과도 정부 대통령에게 “역사상 중요한 시기”라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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