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가 내세운 ‘임시대통령’에도 관심

이집트 군부가 내세운 ‘임시대통령’에도 관심

입력 2013-07-04 00:00
업데이트 2013-07-0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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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적 외양 갖추려 헌재소장 전면에”…배경 분석 多갈래

이집트 군부가 3일(현지 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임시대통령으로 아들리 알 만수르(67) 헌법재판소 소장을 내세웠다.

헌정 중단을 초래한 입장에서 민간 권력을 앞세워 정통권력의 부재 상태를 조속히 끝내고 새로운 헌정 질서를 만들려는 모양 갖추기이다.

만수르 임시대통령은 1992년부터 헌재부소장으로 있다가 무르시 대통령의 실각 이틀 전인 지난 1일에야 헌재소장에 취임한 인물이다. 군부의 이번 개입에서 실력자로 등장한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과 함께 당분간 정국의 중심에 설 주요 인사로 평가된다.

그러나 만수르 임시대통령은 지금까지 세간에 주목받을만한 시간을 갖지 못했을뿐 아니라 정치적 영향력의 크기로 보아서도 뚜렷하게 조명받는 위치에 있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군부가 임시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권력 획득을 꾀하지 않으면서 차기 대통령 선거를 무난히 관리할 ‘얼굴’로 그를 선택한 것은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가 선거법에 정통한 헌재소장으로서 군부의 행위에 헌법적 외양을 갖추게 하고 새 선거법 마련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타렉 마수드 부교수는 “만수르가 전임자인 무르시나 전전임자인 호스니 무바라크와 같은 의미의 대통령으로서 실권은 갖지 못할 것”이라며 “1981년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이 암살된 뒤 무바라크가 뒤를 잇기까지 8일 동안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았던 수피 아부 탈레브에 비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린폴리시(FP)에 말했다.

마수드 부교수는 “국가 행정은 군부의 손에 놓이겠지만, 군부는 헌법적 외양을 갖추는 것이 필요했다”며 “만수르는 자신의 권력 범위를 착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센추리재단의 마이클 와히드 한나 연구원은 만수르 임시대통령이 새 선거법 초안을 만드는 데에는 상당한 조정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나 연구원은 지난 2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이집트 헌재가 상원이 만든 선거법을 위헌으로 결정해 총선이 연기됨으로써 정치적 위기가 가중됐다고 분석하며 “만수르의 주된 일은 선거법을 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카이로 대학을 거쳐 프랑스 최고 엘리트 양성기관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만수르는 무바라크 정권시절부터 오랫동안 이집트 사법부에 몸담으며 민·형사법원뿐 아니라 이슬람 율법을 해석하는 종교법원에서도 재직했다.

그는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무르시 정권을 탄생시킨 선거법 개정 초안 작성에도 참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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