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변절 발언 해명하고 진실된 사과 보여 달라”

“임, 변절 발언 해명하고 진실된 사과 보여 달라”

입력 2012-06-05 00:00
수정 2012-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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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하태경, 옛동지 임수경에 반박 인터뷰

“거짓이 아닌 진실된 사과를 보여 달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실에서 ‘통영의 딸’ 신숙자씨 구금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뉴스1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실에서 ‘통영의 딸’ 신숙자씨 구금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뉴스1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4일 탈북자와 자신에 대한 폭언으로 물의를 빚은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에게 던진 말이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과라는 건 진실이 기반돼야 의미가 전달되는데 임 의원의 사과는 진실됐다고 볼 수 없다.”며 거듭 해명을 요구했다. 하 의원은 특히 “나 개인보다 탈북자에 대해 왜 변절이라 했으며 누구를 변절한 것인지를 명확히 해명하고 사과하는 게 이번 파동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한 임 의원의 설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임 의원의 취중 발언 중 나를 비난한 맥락은 내가 그동안 탈북자들을 돕는 북한인권운동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즉 처음에는 내가 변절자인 탈북자들을 지원했다고 비난해 놓고 오후 보도자료에서는 내가 새누리당에 갔기 때문에 변절자라고 말을 돌렸다.”고 지적했다. 전날 오전 11시에 임 의원에게 받은 해명 전화에서는 그런 내용이 없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하 의원은 이어 “내가 새누리당에 갔기 때문에 변절자라고 했다면 그날 새누리당 얘기가 나왔어야 했는데 전혀 없었다.”면서 “나를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정치성 발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요셉씨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당시 상황을 두고도 “임 의원이 격앙됐던 이유는 백씨의 총살형 발언 때문이 아니라 그 학생이 탈북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탈북자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과 임 의원은 1990년대 중반까지 민주·통일 운동을 함께했던 ‘동지’였다. 두 의원 모두 86학번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살이를 한 점도 같다.

임 의원은 1989년 학생 신분으로 세계청년학생축전 참석차 평양을 방문했다가 3년 5개월 징역형을 받았고 하 의원도 1991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조국통일위원회에 있다가 밀입북 사건에 연루돼 감방에 다녀왔다. 두 의원은 1993년부터 고 문익환 목사가 운영하는 통일운동단체 ‘통일맞이’에서 만나 막역하게 지냈으나 문 목사가 사망한 뒤 1995년 하 의원이 북한인권 운동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됐다. 하 의원은 “그 뒤로 임 의원과 교류한 적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임 의원이 비판한 ‘전향’에 대해 하 의원은 “대한민국의 민주화 이후,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것이 진정으로 일관된 삶이라고 자부해 왔다.”면서 “오히려 지금 이 순간까지 북한의 3대 세습과 인권 참상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국내 종북세력이야말로 역사와 조국을 배신한 변절자”라고 반박했다. 하 의원은 임 의원의 재사과 여부를 지켜본 뒤 향후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2012-06-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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