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폭언 아닌 실수” 김한길 “합당한 조치를”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탈북자 학생에게 취중 폭언을 한 데 대해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서둘러 논란 확산 차단에 나섰지만 당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4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머리를 쓸어올리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임 의원은 “그날 새로 뽑은 보좌진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탈북대학생 백요셉씨가) 제 보좌관들에게 ‘북한에서는 총살감’이라는 이야기를 해 감정이 격해졌다.”면서 “변절자라는 표현 역시 학생운동을 했던 하태경 의원을 향한 것이었지 탈북자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임 의원은 “제 소신과 생각이 그렇지 않다. 북한 이탈 주민들이 잘 정착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조차 받지 않은 채 시급히 자리를 떴다. 이러한 임 의원의 태도는 파문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해명은 전날 자료를 다시 읽는 수준에 그쳐 진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와 기자들과의 만남 등에서 잇따라 임 의원을 두둔하며 사태 진화에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어찌 됐건 임 의원이 사과했고, 해명했다. 당으로서 따로 조치를 취할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임 의원은 탈북자 생활에 대해 존경심과 협력하는 자세를 갖고 있고, 변절자 발언은 당시 학생운동과 통일운동을 함께한 하 모 의원이 새누리당에 간 것이 변절자라는 의미였다.”고 옹호했다. 모두발언에서도 “민주당은 임 의원에게 신뢰를 보낸다. 임 의원이 솔직하게 사과했고 앞으로 신중하겠다고 했으면 충분한 석명이 됐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도 “(임 의원의 발언은) 폭언이 아니라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임 의원의 막말 파문이 통합진보당의 ‘종북 의원’ 논란과 맞물려 당에 악영향을 미칠까 경계하고 있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선 김한길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일부 사실 관계만 보더라도 (임 의원의 발언이) 매우 잘못된 언동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앞으로 당 차원에서 사실관계 전모를 파악할 것이고, 거기에 합당한 조치가 강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지난 1일 종로의 한 주점에서 탈북 대학생 백요셉씨와 북한 인권운동가 출신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향해 욕설을 섞어 “개념 없는 탈북자, 변절자”라며 거칠게 비난, 막말 논란을 낳았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2012-06-05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