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1년전 “이석기 국가관 의심” 비판

朴대통령 1년전 “이석기 국가관 의심” 비판

입력 2013-09-02 00:00
수정 2013-09-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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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진보당 부정경선 파문때 언급…朴대통령 현재 인식 유추가능 대목 ‘공안통’ 김기춘 비서실장, 체포안 신속재가 영향줬나 주목

박근혜 대통령이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2일 오전 재가했으나, 정작 이번 사건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인식이 드러난 적은 없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박 대통령이 언급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사건이 처음 언론에 보도된 지난달 28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기자들과 만나 “만일 사실이라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밝힌 것이 박 대통령의 입장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은 정도다.

또 이 수석은 “아직 대통령의 반응은 들어보지 못했다”면서도 “내용의 엄중함으로 봤을 때 대통령께서 보고를 받지 않았겠는가 싶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이 1년여전 했던 발언에서 현재 박 대통령의 인식을 유추해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주자였던 박 대통령은 이 의원은 물론 같은 당 김재연 의원에 대해서도 ‘국가관’을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1일 의원총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시 비례대표 부정경선과 ‘종북’ 논란에 휩싸인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국회라는 곳이 국가의 안위가 걸린 문제를 다루는 곳인데, 기본적인 국가관을 의심받고 또 국민도 불안하게 느끼는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퇴를 안 하면 국회의원 자격심사를 통해 제명하자고 얘기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여야 양당의 원내 지도부가 그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사퇴가 안 되면 그렇게 가야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에 대해 “기본적인 국가관을 의심받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음을 공개리에 언급한 것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이번 체포동의안에 대한 국무총리 결재가 이어지자마자 신속하게 재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정원 개혁 논란 와중에서 정국의 ‘급반전’을 이뤄낸 이번 사태를 놓고 일부 언론에서 남재준 국정원장과 함께 ‘모종의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경우도 의정활동 시절 ‘친북 활동’에 대한 반감을 명확히 드러낸 인사였다.

김 실장은 17대 국회의원이던 지난 2005년 천정배 법무장관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던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해 불구속 수사하도록 지휘권을 발동해 파문이 일자 “검찰권과 국가보안법을 무력화하고 간첩과 국가보안법 사범을 옹호하는 게 시대정신이냐”고 따진 바 있다.

2006년에는 “내년으로 정권을 도둑맞은 지 10년이 되며 친북좌파한테 10년간 나라를 맡기는 큰 죄를 국민에게 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검사 출신으로 유신 시절인 1974년 9월부터 1979년까지 중앙정보부 5국장(대공수사국장)을 지내며 숱한 공안수사를 이끌었다. 또 문익환 목사, 서경원 의원 밀입북사건과 김대중 신민당 총재 기소 등 70∼80년대 공안정국을 주도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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