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美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취임후 첫 한국 언론 인터뷰”6자회담 목적, 가장 신속하고 짧은 北비핵화 로드맵 마련”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최근의 남북관계 개선이 북핵 문제 해결에 차질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취임 후 처음 아시아 순방길에 나선 러셀 차관보는 한국 언론 중에서는 처음으로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북한이 믿을 수 있는지 보기 위한 완만한 남북관계 개선 노력 사이에는 아무런 모순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임명된 러셀 차관보는 미국 정부에서 한반도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미국 정부 내 대표적인 일본·한반도 전문가인 그는 1차 북핵 위기 때 북핵 협상에 참여, 북·미 제네바 합의를 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직후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본, 한국, 북한 담당 보좌관으로 활동했으며 2011년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5일 방한한 러셀 차관보가 다음 순방지인 일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7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러셀 차관보와의 일문일답.
--북한이 대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 6자회담의 목적은 가능한 한 가장 짧고 신속하며 분명한 시간표를 가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 달성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다. 북한이 그들의 의무를 부정하고 6자회담의 목적인 비핵화를 거부하기 위해, 혹은 제재를 벗어나고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대화) 테이블에 나온다면 그것은 협상도, 6자회담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사람들의 눈길을 끌려는 행동(grandstanding)에 불과하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고 보나.
▲ 나는 북한의 행동과 말에 근거한 증거를 본다. 협상 재개가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는 신속한 로드맵 도출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실한 신호를 원하고 있다. 북한이 이러한 신호를 보여줘야 한다. 이는 자의적인 전제조건이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한미가 현 시점에서 해야 하는 것은 뭔가.
▲ 전략에 대해서는 곧 방한하는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문의하라. 다만, 5자 간 컨센서스와 협력의 범위가 높은 수준에 있다. 5자 중 어느 나라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 무엇을 할 필요가 있는지는 북한도 분명히 알 것이다. 나처럼 북한과 직접 일하거나 협상해본 사람은 북한이 언제 진전을 만들고 협상을 하는 데 관심이 있는지를 인식할 수 있다.
--북한과 탐색적 대화를 해보는 것은.
▲ 미국은 항상 대화에 열려 있었고 (지금도) 열려 있다. 우리는 결코 북한과 대화를 거부한 적이 없다. 대화의 부재는 문제가 아니다. 평양이 (비핵화) 협상을 거부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뉴욕채널 등을 통해 최근 북한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한 적이 있나.
▲ 우리는 북한과 모든 가능한 채널을 통해 비핵화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북한과의 접촉은) 미국 관리들이 (공식적으로) 말한 것 외에는 없다.
--개성공단과 이산가족 등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한 평가는
▲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 및 남북대화를 항상 지지한다.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정부 간에는 매우 긴밀하고 열린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높은 신뢰가 형성돼 있다. 미국은 박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조치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접고 일부 양보를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미국은 비극적인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도 다시 열자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대화가 어디까지 가 있는지는 모른다. 그래서 그것은 아직 가정적인 것(문제)이다.
--북핵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남북관계만 개선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 박근혜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집행하고 북한이 국제의무를 동의하고 비핵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분명히 밝혔다. 그래서 각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북한이 믿을 수 있는지 보기 위한 이런 완만한 (한국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 사이에는 아무런 모순이 없다고 본다.
--금강산 관광 재개시 안보리 결의안의 대량현금(Bulk Cash) 금지 규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 관광 재개가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가정적인 질문이다. 한국은 성실히 유엔 결의안을 이행하는데 앞장서 왔다. 그래서 나는 한국이 제재에 위반되는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에 의심이 없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를 우경화 행보로 우려하는 시각이 한국 내에 있는데.
▲ 먼저 기억할 일은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우방이며 동맹국이다. (한미일) 양자 및 3자 간 협력은 극도로 중요하다. 여타 정부들처럼 일본도 주권이 있으며 일본 국민도 그들의 방위 정책에 대해 판단을 내릴 권리가 있다. 우리는 매년 단위로 일본과 방위 프로그램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으며 일본이 계속 안보 파트너로 긍정적이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요청사항이 있나.
▲ 어제 한국의 여러 고위관리와 논의했다. 나는 우리가 같은 페이지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미 양국은 일을 잘 해왔고 시리아 이슈를 포함한 국제 현안과 관련해서 계속 (같이) 일을 잘할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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