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달님 영창’ 김소연 상대 1억 손배 패소… “명예훼손 아냐”(종합)

박범계, ‘달님 영창’ 김소연 상대 1억 손배 패소… “명예훼손 아냐”(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10-06 13:12
수정 2020-10-0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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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박범계 불법선거 자금 방조” 주장에 박 의원 명예훼손 소송

재판부, 박범계 소송청구 기각
판사 “박범계 공천대가 요구,

관계자 형사처벌 확정…공익성 있다”
“현역 의원 상대 문제제기 허용돼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vs 김소연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vs 김소연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서울신문·뉴스1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불법선거 자금을 박 의원이 방조했다고 주장한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을 상대로 낸 1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재판부는 박 의원의 명예훼손 주장에 증거가 없는 반면 김 당협위원장의 주장에 일정 부분 신뢰성이 있고 현역의원을 상대로 한 광범위한 문제제기는 허용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내부 비리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민주당 소속 대전시의원에 당선됐다가 제명돼 당을 옮겼던 김 위원장은 ‘달님 영창으로’라고 적힌 추석 현수막을 걸었다가 민주당과 친문지지자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재판부 “박범계 명예훼손 주장,
스스로 입증 못하고 증거 부족”
대전지법 민사11단독 문보경 부장판사는 6일 “(김 위원장이) 금품요구 사건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적시해 내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고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박 의원이 제기한 이 사건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불법 선거자금 방조와 특별당비 요구 연관성 등 박 의원에 대한 김 위원장 주장은 일부 거짓이 아니거나 또는 거짓이더라도 위법성은 없는 의견 개진이라고 판단했다.

문 판사는 “일부 원고(박범계 의원)의 주장은 피고(김소연 위원장)의 발언이 거짓이라는 점을 원고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데, 그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박 의원이) 공천 대가로 불법 특별당비를 요구했다는 점도 관계자 형사처벌 확정 등에 비춰 공익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당 대표 출마선언 하는 박범계 수석대변인
당 대표 출마선언 하는 박범계 수석대변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수석대변인이 4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7.4
연합뉴스
“김소연 발언, 모욕·인신공격 아니다”이어 ‘특별당비 1억원 요구가 박 의원 당 대표 출마와 관계 있다’는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서도 “현역 의원인 원고한테는 광범위한 문제 제기가 허용돼야 한다”면서 “모욕이나 인신공격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김 위원장이 박 의원을 상대로 “공직선거법 위반 방조 혐의가 있다”는 등 취지로 낸 이 사건 반소 청구 소송도 “관련 혐의가 없다는 사실이 검찰에서 확인됐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한편 변호사 출신인 김 위원장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대전시의원에 당선됐으나 ‘부적절한 특별당비 문제 제기와 확인되지 않은 성희롱 발언 등 잘못된 사실을 공표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현재 미래통합당을 거쳐 국민의힘에 소속돼 있다. 지난 1월 시의원직에서 사퇴하고 지난 4월 21대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마했다.
김소연 “달님은 영창으로 두 번 사과하면 나도 계몽군주 되나”
김소연 “달님은 영창으로 두 번 사과하면 나도 계몽군주 되나”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유성을 당협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2020-09-28
‘달님의 영창으로’ 추석 현수막 논란
金 “두 번 사과하면 나도 계몽군주 되나”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최근 ‘한가위, 마음만은 따뜻하게.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를 넣은 추석 현수막을 걸고 이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논란을 빚었다.

김 위원장은 “제가 사는 동네를 마지막으로 지역구 현수막 게첩 완료했다”면서 “처음 하는 명절인사라, 지역구 전체를 같이 돌면서 지인들과 함께 현수막을 직접 달았다”고 올렸다. 그는 “달님은~🎵영창으로~~🎶”라는 글과 함께 “feat. 가붕개(가재, 붕어, 개구리)”라고 덧붙였다.

‘달님의 영창으로’라는 문구는 모차르트의 자장가에 나오는 가사 일부이다. 그러나 친문 지지자들 중심으로 ‘달님’과 창문을 의미하는 ‘영창’이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인 ‘달님’, 군대 내 감옥을 뜻하는 ‘영창’으로 해석될 수 있어 문제를 제기했다.

또 현수막의 그림도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비꼰 것으로 해석됐다.
“달님은 영창으로 두 번 사과하면 나도 계몽군주 되나”
“달님은 영창으로 두 번 사과하면 나도 계몽군주 되나” 김소연 국민의힘 대선유성을 당협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2020-09-28
민주 “잔망스런 비유·조롱,
정치혐오 부채질, 금도 지켜라”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의 페북에는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 “대통령 비하하는 너부터 영창 가자”, “천박하다” 등 막말이 쏟아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사과할 마음 없다. 피해 망상에 젖어 상상력 뇌피셜에 쩔은 반지성주의자들의 자기 맘대로 해석에 오히려 고소를 할까 생각 중”이라며 “달님 모독죄 같은 건 없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흥분하신 대깨문(문 대통령 적극 지지층을 비하하는 표현)들에게 두 번 사과하면 저도 ‘계몽군주’가 되는 것이냐”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최근 발언을 비꼬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와 대한 논평에서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속담이 있다”면서 “잔망스런 비유와 조롱이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부채질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은 여당 소속에 앞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 원수다. 금도를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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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된 ‘달님은 영창으로’ 국민의힘 추석 현수막
논란 된 ‘달님은 영창으로’ 국민의힘 추석 현수막 국민의힘 김소연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이 28일 자신의 지역구에 설치한 추석 명절 현수막에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달님의 영창으로’는 자장가 가사의 일부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인 ‘달님’과 군대 내 감옥을 뜻하는 ‘영창’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일었다.
대전 뉴스1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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