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도병 30명 발굴했을 때 가슴 아파”

“학도병 30명 발굴했을 때 가슴 아파”

입력 2012-06-21 00:00
수정 2012-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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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한 유해발굴감식단장

“우리 부대원들은 0.1%의 확률을 100%로 만들기 위해 도전하고 있습니다.”

20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내 청사에서 만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박신한(55)대령은 자신의 임무를 이렇게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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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한 유해발굴감식단장
박신한 유해발굴감식단장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설립은 어떻게 이뤄졌나.

-지난 2000년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 중 하나로 시작했다. 애초에 국무총리령으로 3년만 진행하는 한시적 사업이었고 전군 장병 중 인류학이나 고고학 전공자들을 모아 시작했다. 이후 이 사업의 의의가 크다고 판단해 2004년 육군본부에 전사자 유해발굴과가 생겼고 2007년에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 승격됐다.

→오랫동안 사업을 맡으면서 잊지 못할 발굴 현장은 무엇인가.

-지난 2007년 4월 경남 하동 화개장터 지역에서 6·25전쟁 때 집단 매장당한 학도병 30명을 발굴했는데 교복을 입은 유해가 나왔다. 만년필, 학교 모표 같은 유물들이 나왔는데 전사자들이 베로 만든 탄띠를 두르고 있었다. 탄띠에는 미처 쓰지 못한 M1소총 탄 클립이 9개씩 들어있었는데 이들은 총 한번 못 쏴 보고 전사한 것이다. 정말 가슴이 아팠다.

→리비아에 유해발굴과 감식 노하우를 전수한다는데 의의는.

-리비아 국민이 650만명인데 내전과 카다피의 철권통치로 인한 실종자가 5만명이 넘는다. 과도정부가 전사자 유해발굴 시스템을 구축한 한국의 경험과 기술을 높이 평가해 정식으로 요청하고 8월부터 본대를 파견한다. 이는 우리 유해발굴감식단의 국제적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이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2012-06-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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