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바마 2기 북미관계 달라지나

美 오바마 2기 북미관계 달라지나

입력 2012-11-07 00:00
업데이트 2012-11-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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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과정 강경 목소리 속 성과 위한 대북접근 가능성국무장관 존 케리 거론…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역할론도 주목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함에 따라 집권 2기를 맞이하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집권 성공은 대미 관계 정상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북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 북미관계에서 급격한 변화가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대북정책이 1기 때와 큰 차별성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인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외교적 노력을 통한’ 비핵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에는 당시보다 보수화되는 모양새다.

올해 민주당 정강은 북한을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국제 의무를 무시하는 또 하나의 정권으로 규정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정면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 북한에 대해 ‘냉혹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음을 강조하면서 비핵화를 향한 조치를 취할지, 국제사회의 제재를 계속 받을지 양자택일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당분간 북한에 대해 비핵화라는 결과를 얻기 위한 대화나 외교에 집중하기보다는 북한의 결정을 유도하기 위한 제재에 집중할 것임을 보여주는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거과정에서 표를 의식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과도하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하고 있다.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2기를 시작해 재선을 염두에 둘 필요가 없는 만큼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집권 2기였던 2000년 북미 공동코뮈니케를 체결하고 미사일 협상을 과감하게 진전시켰고 조지 부시 대통령도 2기였던 2007년 2·13합의와 10·3합의,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의 조치를 취했다.

집권 2기에 뭔가 정치적 성과물을 내놓으려고 한다는 미국 정치의 특성상 오바마 대통령도 외교적 성과물을 만들기 위해 북한에 과감하게 접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 내 북한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과정에서 강경한 대북정책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선거라는 짐을 털어버리는 집권 2기를 맞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미관계에서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본부에서 국가안보 자문을 맡고 있는 제프리 베이더 전 보좌관도 지난달 24일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열린 중국정책 토론회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다음 임기 때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과 직접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바마 집권 2기 행정부의 차기 국무장관으로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케리 위원장은 올해 3월 뉴욕 시러큐스대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관련 세미나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을 직접 만나 “미국과 싸우지 않고 다른 관계를 맺길 바라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중요 연설을 도맡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가 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과거 경험을 내세워 북미관계 진전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9년 8월 직접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고 억류 중이던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석방해 돌아오는 역할을 했다.

문제는 북미 간 2·29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만들어진 미국 내 ‘대북협상 회의론’을 오바마 대통령이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바마 2기 행정부 대북정책의 향방을 결정하는 관건은 오는 12월 대선 후 한국 차기정부가 내놓는 대북정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차기 한국 정부가 어떤 대북정책 방향을 가지느냐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한미동맹을 내세워 북한에 접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4년 동안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궤를 같이해온 만큼 차기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절대적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다”며 “동맹국 한국 정부의 요구를 내세워 북한과 관계를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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