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신음하는 한반도] 뜨겁고 건조한 ‘8월 더위’ 이상해~

[폭염에 신음하는 한반도] 뜨겁고 건조한 ‘8월 더위’ 이상해~

입력 2012-08-08 00:00
업데이트 2012-08-08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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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이상·습도 50%대 ‘찜통더위’ 아닌 ‘오븐더위’

한반도에 뜨거운 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밤 최저 기온이 기상관측 이래 약 1.8도나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의 열대야 발생 일수는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1911~1920년만 해도 여름철(6~8월) 서울의 밤 최저 기온은 평균 18.8도로 선선한 편이었다. 하지만 도시화와 지구온난화가 함께 진행되면서 서울의 밤 기온은 급격히 상승했다. 1961~1970년에는 19.6도를 기록했고 2001~2010년에는 20.6도까지 올랐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1910년대 밤 최저 기온이 19.3도던 부산은 2000년대 들어 20.2도까지 올랐다. 대구도 1910년대 19.3도에서 2000년대 21도로 1.7도가 올랐다. 기상청은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어서면 계절적으로 여름으로 분류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90년 동안 1.8도가 올랐다고 하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현재 한라봉의 북방 한계선이 전북까지 와 있다.”면서 “작물재배 북방 한계선이 최고 기온보다 최저 기온의 영향을 더 받는데 이는 생태계 등에 변화가 크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열대야도 늘어나고 있다. 1910년대 서울에서 열대야 기준인 25도 이상을 기록한 날은 연평균 2.25일에 불과했다. 그러나 1960년대에는 3.42일, 1990년대는 6.55일, 2000년대에는 4.88일로 증가했다. 열대야 발생 일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1990년대 열대야 일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불리는 1994년(24회 발생)이라는 변수가 있고 2000년대 들어 폭우가 잦아진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열대야 증가에는 도시화도 한몫했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 소장은 “과거에는 제주도와 부산 등 해안 도시를 중심으로 열대야가 자주 발생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내륙에서 열대야가 증가하는 모습이 뚜렷하다.”면서 “지구온난화와 함께 도시화로 인한 열섬 효과가 열대야 일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전했다.

올여름 더위도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여름 날씨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습도도 70~80%를 기록해 덥고 습한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올여름의 기온은 30도를 훌쩍 넘어서고 있지만 습도는 봄철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여름 더위는 찜통 더위가 아니라 ‘오븐 더위’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높은 습도 속 더위를 의미하는 찜통 더위나 무더위라는 말이 올여름을 표현하는 데는 맞지 않다는 뜻이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기 시작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지역의 상대습도 평균은 63.3%였다. 다른 여름철보다 습도가 10~15%포인트 낮은 수치다. 그나마 이달 들어서는 50%대로 떨어졌다. 지난 6일 서울의 상대습도는 54.1%를 기록했다. 가뭄을 걱정하던 봄철과 비슷하다. 올해 3월과 4월의 평균 습도는 51.8%와 54.1%였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임에도 불쾌지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철에 습도가 50%대로 나타나는 것은 매우 드문 현상”이라면서 “그늘에 가면 서늘함을 느낄 수 있거나 온몸이 끈적끈적해지지 않는 것은 낮은 습도 덕”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2-08-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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