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상가밀집 지역 등 소방안전 대책 시급

강원 삼척에서 대형 가스폭발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15일 어린이 등 10명이 중경상을 입은 삼척시 도계읍 모 교회 LP가스 폭발사고가 난지 한 달 만에 17일 남양동의 한 노래방 건물에서 또다시 가스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2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인근 지역 주민의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오전 6시57분께 남양동 중앙시장 인근 한 노래방 건물(지하 1층, 지상 2층)에서 LP가스 누출로 추정되는 폭발사고가 나 건물 바닥과 내ㆍ외벽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다.

폭발 충격으로 반경 50ｍ 인근 상가 건물 20여 채의 창문과 외벽도 훼손됐다.

도로에 주차돼 있던 차들도 건물 잔해를 하얗게 뒤집어쓰고 파편에 심하게 찌그러진 모습이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노래방 건물과 4m 거리에서 바로 마주 보고선 식당은 간판이 다 떨어져 나가고 내부집기가 산산이 부서진 채 날아가 골격만 남았다.

현재까지 파악된 부상자는 건물 내에 있던 김모(67)씨와 함모(55ㆍ여)씨 등 26명으로 이중 중상자는 9명.

다행히 현재까지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각종 음식점과 위락시설 등 소형 상가가 밀집돼 있어 유동인구가 적은 이른 시간임에도 사고 피해가 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일단 이날 사고가 지상 1층 외부 LP 가스통에서 가스가 유출된 상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인이 발생, 폭발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도계읍 고사리의 한 교회에서도 LP가스 누출로 의심되는 폭발사고가 발생해 좁은 교육관에 함께 있던 김모(54)씨와 어린이 등 10명이 크고 작은 화상을 입은 바 있다.

이처럼 가스 폭발 사고가 잇따르면서 삼척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삼척시 남영동의 한 생활용품 마트에서 일하는 주민 이범석(24)씨는 “가게에 나와보니 다행히 유리창이 조금 깨진 것 외에는 큰 피해가 없었다”며 “사고 난 가게가 내가 일하는 곳이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사고 건물 인근에서 피부관리 삽을 운영하는 주민 심모(32ㆍ여)씨도 “사고 난 지 얼마 안 돼서 어안이 벙벙하고 불안하다”면서 “대형 업소가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가스를 많이 쓰는데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방시설설치유지법에 따르면 일정규모 이상의 상가 건물은 자체적으로 소방안전관리자를 두고 안전점검을 시행하게 돼 있다.

소방안전관리대상은 ▲총넓이 20만㎡ 이상인 특급관리대상인 건물 ▲총넓이 1만 5천㎡ 이상, 11층 이상, 가연성 가스를 1천t 이상 저장ㆍ취급하는 1급 관리대상인 건물 ▲스프링클러설비, 간이스프링클러설비 또는 물 분무 등 소화설비, 옥내소화전설비 또는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설치한 건물 등 3가지로 나뉜다.

그러나 이번에 폭발사고 발생한 건물 인근 상가들은 규모가 작고 소화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소방안전관리자 운영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규모 상가밀집 지역은 좁은 골목을 따라 크고 작은 가스통이 다닥다닥 설치돼 있는데다, 10년 이상 된 낡은 고무호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스프링클러 등 방재시설 구축이 미흡하다 보니 취약시간대에 불이 날 경우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삼척시 남양동에서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주민 이모(31)씨는 “이런 작은 도시에는 소규모 상가나 영세상인들밖에 없어서 사고가 나면 일단 크게 벌어진다”며 “일차적으로는 알아서 조심해야겠지만 국가 차원에서 이런 지역을 위한 소방안전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