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296일 철탑농성’ 해제

현대차 비정규직 ‘296일 철탑농성’ 해제

입력 2013-08-07 00:00
수정 2013-08-0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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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조(비정규직 지회)는 오는 8일 오후 1시 부로 ‘송전철탑 고공 농성’을 해제한다고 7일 선언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지회 천의봉 사무국장(왼쪽)과 현대자 비정규직 출신 최병승씨.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지회 천의봉 사무국장(왼쪽)과 현대자 비정규직 출신 최병승씨.
연합뉴스


농성 근로자 2명이 8일 철탑에서 내려오면 296일만에 농성을 해제하는 것이다.

노조는 이날 ‘농성 해제’에 대한 논의를 벌여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주차장의 송전철탑에서 고공 농성을 벌여온 비정규직 출신 근로자 최병승씨와 천의봉 지회 사무국장의 농성해제를 결정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17일 ‘현대차 모든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최고 높이 50m의 송전철탑 23m 지점의 난간 천막 등 시설물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의 농성 중에 회사측은 ‘사내하청 근로자 3천500명의 신규채용안’을 제시했으나 비정규직 지회는 ‘직접 생산공정과 관련한 모든 비정규직 근로자(노조 추산 7천500명)의 정규직화’를 내세우면서 대립했다.

노사 협상의 진전 없이 농성이 길어지자 지난달 20일 ‘현대차 희망버스’가 전국에서 울산공장을 찾아 공장 펜스를 뜯어내면서 사측과 충돌해 시위대, 사측, 경찰 등 100여명이 다치기도 했다.

지난 1차 희망버스 폭력사태로 이미 비정규직 지회 간부 1명이 구속됐고 2명이 도피 중이다. 울산경찰청은 관련자 총 72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은 농성 해제와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고서 경찰서로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비정규직 지회는 밝혔다.

두 사람은 비정규직 지회에 “오랜 농성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다. 남은 투쟁을 위해서라도 힘이 남아 있을 때 내려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미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경찰은 두 사람이 철탑에서 내려오면 곧바로 체포해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고 조사할 방침이다.

두 사람이 농성 해제를 결정하면서 여전히 힘겨루기가 진행 중인 노사 협상에서 노조 측이 다소 밀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병승씨는 지난 2002년 3월, 현대차 울산공장의 사내하청 업체인 예성기업에 입사하면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됐다.

이듬해 동료와 함께 비정규직 노조를 만들고 정규직화 투쟁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2월 대법원으로부터 현대차의 정규직 근로자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최병승씨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올바른 판단을 하는 걸까? 어떤 중요한 것을 파손시킨 느낌. 난 또 그래 버렸다. 그렇게 하지 않게 해달라고 애원했는데 난 또 그래 버렸다. 아프다.”라며 농성 해제를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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