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 노조 “수서발 KTX 운영사, 민영화 전초” 코레일 “지분율 41%로… 민간자본 차단”

[철도노조 파업] 노조 “수서발 KTX 운영사, 민영화 전초” 코레일 “지분율 41%로… 민간자본 차단”

입력 2013-12-10 00:00
업데이트 201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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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원인·전망

9일 시작된 철도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철도파업이 내부 갈등에서 촉발됐던 것과 달리 이번 파업은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이라는 국가정책 저지를 위한 투쟁으로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노조는 수서발 KTX 운영사 설립이 사실상의 민영화 전 단계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사가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전격적으로 양보하지 않는 한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노조의 8.1%(자연승급분 1.4% 포함) 인상안과 사측의 동결안으로 맞섰던 임금교섭은 핵심 쟁점이 아니다.

철도노조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내놓은 ‘철도산업발전방안’을 철도 민영화로 규정, 시발점인 수서발 KTX 분할을 시도할 경우 파업을 경고했다. 철도산업발전방안은 코레일이 지주회사가 되고 수서발 KTX와 물류 등 사업별로 자회사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식이다. 코레일의 장기독점 운영방식으로는 부채 누적 및 공동부실화를 피할 수 없다는 진단에서 마련됐다. 첫 작업으로 2015년 완공 예정인 수서발 KTX에 대해 코레일 지분을 30%로 제한, 인사·경영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노조가 10일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을 의결할 코레일 이사회 개최에 반발해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지난 5일 수서발 KTX 운영안이 공개됐다. 출자회사에서 코레일 지분이 41%로 확대됐고 공공자금 참여 부족 시 정부 운영기금을 투입, 주식 양도·매도 대상을 정부·지방자치단체 등으로 한정해 민간자본 참여를 차단했다. 또 2016년부터 코레일이 영업흑자를 달성하면 매년 10% 범위에서 지분을 사들이거나 총자본금의 10% 범위 내 출자도 가능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코레일은 경영권과 지배권을 갖는, ‘민영화’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고 밝혔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민영화가 된다면 철로에 드러누워서라도 막겠다”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노조는 파업을 강행했다. 9일 파업 돌입에 따른 성명에서 “이사회를 중단하고 토론의 장으로 나올 것을 선언한다면 노조는 즉각 상응한 조처를 내리겠다”면서 “철도공사법과 정관을 들어 코레일 이사들이 거부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수용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앞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10일 이사회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면서 “이사회 연기나 정부정책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노조의 활동범위도 아니고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때문에 이번 파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코레일이 불법파업으로 규정,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는데도 파업을 강행한 데다 철도파업의 동력인 기관사들의 참가율이 높다는 점에서다. 철도노조는 파업을 적어도 오는 14일 열리는 시국회의 촛불집회까지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이상의 파국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코레일의 주장에 대해 노조 등이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민영화가 아니다”라는 점을 확약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철도산업계 관계자는 “애초 정부정책을 코레일이 발표한 것은 잘못됐다”면서 “운영안을 오해하고 있는 국민과 노조원이나 시민단체의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국토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13-12-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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