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선수들이 더는 좌절하지 않게 최숙현 재단 만들고 싶어“
고 최숙현 철인 3종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가 지난 3일 경북 칠곡 자택에서 최 선수 없이 첫 명절을 보낸 소회를 밝히고 있다.
칠곡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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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가족 모두 아픈 데를 건드릴까 싶어 숙현이 이야기를 안했다”며 “오히려 우리가 숙현이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고 했다. 이번 추석에 모인 가족들은 예년과 다름 없이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윷놀이를 하고 고스톱을 쳤다. 달라진 점은 전국으로 흩어진 가족이 한 명도 빠짐 없이 칠곡 큰집에 모였고 최 선수 납골당 영정 앞에 가서 함께 애도했다는 점이다. 그는 “이번 추석은 숙현이 일 계기로 가족끼리 모여 정을 나누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아버지 최씨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최 선수의 생전 모습.
칠곡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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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철인3종 선수가 생전에 대회에 나가 획득한 메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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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피해를 입어 힘들어 하고 있을 선수들에게는 주변에 도움을 구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선수들이 용기를 내야 한다”며 “현장에서 바로 개선되는게 최선이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사람에게 조언을 구했으면 한다. 그동안 운동을 하면서 만난 지도자 가운데 존경하는 사람을 찾아가도 좋고 부모님에게 바로 말해도 좋다”고 했다. 또 “운동을 그만둬도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며 “운동 선수로 고생을 견뎠던 경험이 있으니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 최 씨는 딸 최숙현 선수가 생전에 좋아했던 과자들을 경북 칠곡의 자택에 있는 최 선수의 방에 놓았다.
칠곡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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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TV에 나온 연예인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죽을 때 나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겪어보니 멘탈이 무너지는 한 순간 때문에 그런 거였다”며 “자살 고위험군에 속하는 자녀를 부모로서 도와주는 건 한계가 있다. 겉으로는 절대 표가 안나기 때문이다. 평생 가슴에 묻고갈 자식의 속을 꿰뚫지 못했다고 자책하기 보다는 전문의 상담을 꼭 받아야 한다. 또 종교에 귀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사진 칠곡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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