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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왕자의 난’ 최종 시나리오는…계열분리에 무게

롯데 ‘왕자의 난’ 최종 시나리오는…계열분리에 무게

입력 2015-08-04 16:13
업데이트 2015-08-0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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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경영권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친형제간 갈등으로 촉발된 롯데판 ‘왕자의 난’ 사태는 과연 어떤 시나리오로 막을 내릴까.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에 이른 시일내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은데다, 후계구도를 놓고 법적 소송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현재로선 롯데그룹의 경영권 향배는 안갯속에 싸여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를 분리해 나눠 갖거나, 사업 형태에 따라 계열사들을 쪼개 경영권을 나누는 방안이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두가지 방안 가운데 현대·두산·금호 등 국내 그룹 경영권 분쟁의 전례처럼 결국 신동주·신동빈 친형제간 지분 정리를 통한 계열 분리 방식으로 정리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시각이 많다.

신 회장과 비슷한 롯데그룹 계열 지분을 갖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이 법정소송까지 제기할 가능성이 큰 만큼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비롯해 호텔롯데, 롯데칠성 등을 형인 신 전 부회장이 차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간 합병이 필요하다.

두 회사를 합친 후 다시 3개 군으로 나누는 것이다.

롯데홀딩스 아래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유통·상사 계열을, ㈜롯데 밑에 롯데호텔·롯데제과·롯데칠성을 중심으로 한 음식료·호텔 계열을, 롯데금융지주 아래 롯데손해보험·롯데캐피탈·롯데카드 등을 묶는 방식이다.

재계에서는 이처럼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을 형에게 내주는 계열분리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롯데제과 주식을 사들이며 동생과 지분 경쟁을 벌이는 등 롯데그룹 모태인 롯데제과에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일본내 사업과도 연관성이 높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를 나눠 갖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이는 현재의 ‘신 회장 독주 체제’가 있기 전까지 십수년간 계속돼 온 분리 경영 구도다.

신 전 부회장이 해임되고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로 취임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룹 내부에서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를, 신 회장은 한국 롯데를 각각 물려받을 것으로 인식돼 왔다.

신 회장조차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국 롯데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가 일본롯데홀딩스이기 때문에 이 방안은 신동빈 회장이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창업자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 고준샤(光潤社) → 일본 롯데홀딩스→ 한국 호텔롯데 → 롯데쇼핑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그룹의 지배구조아래에서는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분리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하나 가정할 수 있는 것은 신동빈 회장이 완승을 거둬 현 체제가 유지되는 것이다.

한국 롯데그룹은 지난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만큼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의 길로 가고 있어 신동빈 체제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놓고 법적 소송까지 제기할 것으로 보이고, 그의 편에 선 신격호 총괄회장이 핵심 지주사의 숨겨진 지분을 동원할 수도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한일 롯데그룹이 신동빈 ‘원톱’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대체적인 관측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따라 이번 경영권 분쟁이 신 전 부회장의 역전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동주와 신동빈 형제 양측이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놓고 상반된 주장을 하는 이면에는 국내 상속법이 정한 유언의 법률상 효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재계는 분석했다.

국내법상 유언으로는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口授)증서 등 5가지만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법원은 대체로 유언자가 치매 등 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는 이유만으로 그 유언의 효력을 부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이 부친인 신 총괄회장의 서명서, 음성녹음, 동영상물을 잇따라 공개하며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는 무려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며 “이번 분쟁이 마무리되려면 그룹 지배구조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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