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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한일 롯데그룹 동원 ‘여론전’

신동빈, 한일 롯데그룹 동원 ‘여론전’

입력 2015-08-04 16:37
업데이트 2015-08-0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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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를 동원해 파상적인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그룹 37개 계열사 사장들은 4일 서울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회의를 열고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리더로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현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임에 의견을 함께하고 지지를 표명한다”는 성명을 냈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대표로 읽은 성명서를 통해 최근 롯데그룹의 불미스런 논란으로 임직원은 물론 국민께 죄송하다는 사과를 담았으나 초점은 신동빈 회장 지지에 모였다.

지난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손가락 해임’(손가락으로 지명해 해임한 것) 대상이었다가 다음날인 28일 신동빈 회장 주도의 긴급이사회에서 유임을 확인받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2)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도 이날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발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으나 그 배경을 보면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듯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일 롯데그룹의 인사권을 쥔 신동빈 회장이 전날 도쿄에서 귀국해 신격호 총괄회장을 면담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경영을 챙기는 등 ‘원톱’으로서 위상을 확인하는 가운데 나온 행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성서약’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신 회장이 2011년 한국 롯데 회장에 취임해 5년째 인사권을 행사해왔고 지난달 일본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서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우선 빠른 지지선언으로 ‘자리’를 보전하려는 의지가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사장단이 대외적으로 신동빈 지지를 밝힘으로써 롯데그룹 후계 분쟁과 관련, ‘대세’는 신동빈 회장으로 기울었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또 이들의 신동빈 지지 선언은 롯데그룹 내 ‘반(反) 신동빈 세력’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롯데그룹 내에선 결국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국 롯데는 신동빈, 일본 롯데는 신동주, 면세점 사업은 신영자 등 3남매가 각각 분담할 것”이라는 묵계가 있다고 인식할 정도로 여러 세력이 존재한다는 게 정설이다.

실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5촌 조카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은 지난달 15일 롯데호텔 34층에 그룹 전·현직 대표 10여 명을 차례로 불러 신동주 체제 구축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핵심 측근인 이인원 그룹 정책본부 부회장, 황각규 정책본부 사장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도 돌았다.

이 때문에 롯데 사장단의 이번 신동빈 지지 성명서는 여타 세력에 대한 경고장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원톱 체제’ 강화 과정에서 생긴 후계 분쟁 이후 롯데그룹 내에선 그동안 신동빈 회장에게 반대 목소리를 낸 인사들에게 불이익이 가해질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조만간 롯데그룹 내에 인사 후폭풍이 몰아쳐 임원진은 물론 부장급까지도 영향이 끼쳐질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롯데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게 조심스럽다. 당분간 입을 닫고 업무에만 충실해야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그동안 “신동빈을 용서할 수 없으며 모든 직위에서 해임한다”는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서는 물론 음성 녹음과 동영상이 담긴 파일을 한일 양국의 언론에 공개하는 등 지난 2일까지 적극적인 여론전을 펴왔으나 최근 며칠째 잠잠하다.

모국어가 서툰 신 전 부회장은 모든 걸 일본어로 말하는 통에 ‘역풍’을 맞았고,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손찌검을 당했다는 거친 폭로로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일각에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조만간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으며 그와는 달리 이미 가족 내에 ‘반(反) 신동빈’ 세력을 형성한 만큼 일본으로 가서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가를 롯데홀딩스 주총에 대비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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