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레이디’ 펑리위안

‘퍼스트 레이디’ 펑리위안

입력 2012-11-15 00:00
업데이트 2012-11-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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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가수겸 현역 장성..스타급 영부인 예약

중국의 새 지도자 시진핑(習近平)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50)은 현역 장성이자 유명한 가요계 스타다. 영화배우 궁리(鞏悧)와 동급의 예우를 받을 정도다.

중국에서 화끈한 기질로 소문난 산둥(山東)성 출신으로 15살 때 산둥예술학원에 입학했으며 18살 때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소속 가무단 단원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음악 명문대학인 중국음악학원 성악과에 입학해 중국에서는 성악과 최고학위인 석사학위를 취득한 재원이기도 하다.

20살이던 1982년 중국 CCTV가 주최한 가요대회에 참가해 수상했다. 훗날 그녀가 부른 ‘희망의 들판에서’라는 노래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며 펑리위안을 스타 반열에 올려놨다.

1986년 말 친구의 소개로 시진핑을 처음 만날 당시 펑리위안은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산하 가무단 소속 국가 1급 가수였다.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시 부시장이었던 시진핑보다 더 ‘유명 인사’였다고 한다.

펑리위안은 친구의 집에서 9살 연상의 시진핑을 처음 소개받던 날 촌스럽고 늙수그레한 첫인상에 실망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러나 대화를 하면서 그의 순박함과 높은 사상성에 끌렸다고 고백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녀에게 시진핑은 “가수라고 하는데 무슨 노래를 불렀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시중쉰(習仲勳)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의 아들로 곱게 자랐을 것같은 시진핑이 자신보다 더 많은 고생을 했다는 사실도 그녀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만난지 반년을 조금 넘긴 1987년 9월1일 두 사람은 사진관에서 결혼사진을 찍은 뒤 집에서 시 간부들을 불러놓고 회식을 겸한 간단한 혼례를 올려 부부가 됐다. 당시 참석했던 인사들은 그 자리에서 인기가수 펑리위안을 보고 의아해 하다가 시진핑이 새 아내라고 소개하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시진핑은 이미 한 번의 이혼경험이 있다. 시진핑의 첫 번째 부인은 외교관의 딸로 1980년대 초 결혼했다가 3년 만에 성격차로 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펑리위안은 결혼 뒤에도 남편의 배려로 가수 활동을 해왔다. 러시아, 미국 등 해외 공연도 다녔다.

그러면서도 철저한 자기 관리로 중국인들에게 여전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현역 장성인 그녀의 인기덕에 시진핑의 군부 지지도가 강고해 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새 퍼스트레이디가 된 펑리위안은 과거 중국 지도자들의 부인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덩샤오핑(鄧小平)의 부인 줘린(卓琳), 리셴넨(李先念)의 부인 린자메이(林佳媚), 장쩌민(江澤民)의 부인 왕예핑(王冶坪), 후진타오(胡錦濤)의 부인 류융칭(劉永淸) 등은 모두 뒤에서 조용히 남편을 보필하는 전형적인 ‘그림자 내조형’이었다. 중국인 가운데 상당수는 이들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인기가수이자 전국 문학예술계 연합회 부주석, 중국 인민해방군 가무단장, 세계 보건기구 AIDS 결핵 예방 친선대사 등 왕성한 활동을 해온 펑리위안은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카를라 부르니(가수겸 모델)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화려한 스타급 퍼스트 레이디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가 중국 전통의 퍼스트 레이디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중국에서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 장칭(江靑)이 남편 사후에 ‘4인방’ 사건에 연루돼 체포된 사건을 계기로 지도자의 부인이 외부에 적극 노출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의 행보는 지도자 가족에 대한 보도가 자유롭지 않은 중국 국내보다는 해외 언론을 통해 더 많이 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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