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에 외교관 ‘南16명vs北30명’인 이유…신분위장공작원인 듯

말레이에 외교관 ‘南16명vs北30명’인 이유…신분위장공작원인 듯

입력 2017-03-06 09:10
수정 2017-03-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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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교민 3만명에 교역 20조원…북한,교민 1천명에 교역 수십억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이 국제적으로 뜨거운 이슈가 된 가운데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의 외교관 수가 30명으로, 남한의 2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주재 우리 교민은 3만명이 넘고 양국 교역규모가 20조원에 달하지만 현지 한국대사관 소속 외교관 수는 16명이다.

이에 비해 말레이 주재 북한 교민은 1천여명에 불과하고 양국 교역액은 연간 수십억원 수준인데도 외교관 수는 30명에 달한다.

이런 수치를 비교하면 북한이 말레이시아에 외교관 30여명을 주재시키는 것은 정상적인 외교활동이라기보다는 무언가 다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외교관으로 위장한 공작원이나 외화벌이 일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6일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소속 외교관 현황을 전면 재조사했다.

김정남 암살을 막후에서 조율한 혐의를 받는 현광성(44)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이 북한 국가보위성 소속 해외파견요원이란 의혹이 제기되자 뒤늦게 실상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정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외교관 명부(Diplomatic List) 상의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외교관 수는 14명이지만 차량등록 현황 등 관련 서류를 전체적으로 검토한 결과 실제 외교관 수는 그 갑절 이상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결과에 말레이시아 당국도 상당히 놀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말레이에 외교관 30명을 주재시키는 것과는 달리 말레이는 평양에 외교관 4명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말레이 정부는 북한대사관에 등록된 외교관 중 실제 외교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함으로써 외교관 수를 적정선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전해졌다.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지난달 24일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 2일 북한과의 비자면제 협정을 체결 8년만에 파기했다. 이어 김정남 사건 수사를 비난하며 말레이시아와 한국이 야합했다는 의혹을 주장한 강 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를 ‘외교상 비우호 인물’로 규정해 추방 결정했다.

현지 외교가에서는 말레이 측이 추가제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단교 가능성도 거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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