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중학생 주당 10∼13시간 진로탐색한다

자유학기제 중학생 주당 10∼13시간 진로탐색한다

입력 2013-05-28 00:00
수정 2013-05-28 11:3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진로교육 자율과정이 전체 수업의 3분의 1로 늘어오전엔 교과수업

#1. 중학교 1학년생인 홍길동 군은 등굣길이 즐겁다. 좋아하는 웹툰 수업이 오후에 2시간 있기 때문이다.

홍군이 다니는 학교가 이번 학기에 자유학기제를 운영해 ‘선택형 프로그램’이 화∼금요일에 진행되고 있다. 홍군은 만화에 관심이 있어 웹툰 수업을 골랐다.

홍군은 4주간 교육과정이 끝나면 직접 웹툰 작가의 작업현장도 방문할 계획이다. 4일간 일정으로 ‘자기주도 진로체험’ 계획을 세워 학교장의 허락을 이미 받았다.

#2. 홍길동 군은 전날 예술 수업시간도 흥미로웠다. 물의 순환과 날씨 변화를 타악기로 표현하는 수업이었다.

비발디의 ‘사계’ 동영상을 감상하고서 각 계절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음악 선생님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이어 사회 선생님과 함께 파워포인트 자료로 우리나라의 사계절의 대한 사회 과목을 공부하고, 날씨의 변화가 어떤 과학적 원리를 수반하는지도 배웠다.

마무리 활동으로 사계절을 타악기로 표현한 창작곡을 조별로 만들어 발표, 수업시간이 90분에 달해 평소보다 배에 가까웠지만 지루할 틈이 없었다.

자유학기제가 도입됐을 때 달라질 학교 수업방식을 가상한 모습이다.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면 국·영·수 등 공통 과정이 줄어드는 대신 학생들이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는 자율 과정이 대폭 늘어난다.

기존 교과 수업은 토론, 프로젝트 수행 등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현행 형태의 중간·기말고사가 폐지되는 대신 학교별로 평가방식이 다양화된다.

◇진로탐색 자율과정 전체 수업의 ⅓로 늘어나

28일 교육부가 발표한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범운영계획’을 보면 자유학기제가 시범운영되는 학교는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연구학교로 지정되면 교과별 수업시수의 20% 내에서 수업시간을 늘어거나 줄일 수 있다. 중학교의 1주일 수업시간인 33시간 중 창의체험활동(이하 창체 활동)이 3시간이므로, 현행 제도에서 이론상 창체 활동을 9시간까지 확대할 수 있다.

교육부는 여기서 학교가 요청할 경우 이 창체활동 시간을 11시간 내외로 더 늘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 결과 학교의 ‘자율 과정’이 전체 수업시간의 ⅓가량을 차지하게 된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기본 교과를 소화할 수 있는 공통과정이 20시간이므로, 주당 33시간 수업을 기준으로 자율과정이 13시간까지 운영될 수 있다.

가령 시범학교가 기본교과 과정은 20시간, 자율 과정을 13시간으로 운영한다면 오전에는 국어·영어·수학 등 기존 수업을 하고 오후엔 다양한 참여·활동형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자율 과정은 진로탐색 활동, 동아리 활동, 예술·체육 활동, 선택 프로그램 활동 등으로 채워진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연구학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를 배치하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진로심리검사를 무료로 실시하도록 지원한다.

학생들은 2차례 이상 ‘전일제 진로체험’을 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국내 기관에서 며칠간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자기주도 진로체험’도 할 수 있다. 시범학교에선 중간·기말고사를 실시하지 않으므로 시험 기간 7일(중간 3일+기말 4일)을 이같은 진로 체험을 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교육부는 수요 조사를 해 학생들이 원하는 동아리가 개설되도록 하고 청소년 단체의 참여를 권장할 방침이다.

국악, 연극, 영화, 만화·애니메이션, 사진, 스포츠클럽 활동 등 다양한 예술·체육 활동을 할 수 있게 공공·민관기관에서 전문강사를 지원케 한다.

학생들의 관심 분야를 위주로 선택형 교육프로그램도 개발한다. 창조적 글쓰기, 한국예술의 발견, 드라마와 문화, 미디어와 통신 등을 주제로 한 단기 수업을 자율 과정에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수업평가와 학생부 기재는 학교별로

기존 공통 과정은 학생의 참여가 강화된다.

국어, 영어, 수학 등은 암기식 수업 대신 토론, 의사소통, 문제해결 등 학생 주도의 수업으로, 사회와 과학 등은 실험, 실습, 체험학습, 프로젝트 수행 중심으로 개편된다.

예를 들어 국어 시간엔 교사와 언론진흥재단의 전문 미디어 강사가 같이 신문활용교육(NIE)을 진행할 수 있다.

수업이 주입식 형태에서 벗어나므로 교사들의 수업부담을 덜고자 교육내용을 핵심 성취기준 위주로 재구성한다. 핵심 성취기준은 기존 과목에서 꼭 배워야 할 지식, 기능, 태도 등을 명확히 한 것이다. 교육부는 7개 교과의 핵심 성취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기존 교과에 ‘진로교육 성취기준과 성취지표’가 반영되기도 한다. 영어 지문에 소방관이 언급되면 소방관의 직업에 대해 알아보는 식으로 기존 과목과 직업교육을 연계한다는 것이다.

자유학기제 취지에 맞는 평가방법도 마련됐다.

기존 중간·기말고사를 실시하지 않고 학교가 자유롭게 학생들을 평가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학생 스스로 학습계획을 수립·점검하는 ‘자기성찰평가’, 교사가 수업과정 중 학생들의 학습달성 정도를 점검하는 ‘형성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개발해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학교생활기록부는 점수 대신 서술식으로 기재된다. 이 역시 연구학교별로 운영된다. 자유학기 동안 학습성취 확인결과는 고등학교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다.

교육부는 시범운영 기간 다양한 평가·학생부 기재부 방식의 장단점을 평가해 2015년 6월 실시계획 발표 때 최종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상속세 개편안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상속되는 재산에 세금을 매기는 유산세 방식이 75년 만에 수술대에 오른다. 피상속인(사망자)이 물려주는 총재산이 아닌 개별 상속인(배우자·자녀)이 각각 물려받는 재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유산취득세)이 추진된다. 지금은 서울의 10억원대 아파트를 물려받을 때도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20억원까진 상속세가 면제될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속세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동의한다.
동의 못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