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근황 말하는 이경재 변호사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순실(최서원) 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본인의 사무실에서 최씨 사건에 대한 공정한 검찰권 행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3.16 연합뉴스
최씨는 상당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알려졌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16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취재진에게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걸 최씨도 안다”면서 “(최씨는) 참담한 일이 일어나는 데 대해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법적 책임’ 유무가 아니라, 어쨌든 자신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최씨는 이달 10일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대성통곡’한 것으로 조카 장시호씨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대성통곡은 아니고, 그냥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최씨가 “목이 쉬어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더라”고도 전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2015년쯤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의 집기를 허락 없이 빼냈다는 주장에 대해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부탁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집기가 많이 낡아 ‘적절한 시기에 처분해달라’고 미리 얘기해 정리한 차원이지, 함부로 처리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으며, 최씨의 청와대 출입 등을 놓고 최씨 측근 고영태씨 등이 의미를 과장해 해석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정윤회 (문건) 사건’ 이후로 보면 (박 전) 대통령은 최씨가 외부로 노출되거나 밖으로 활동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그것을 최씨 본인도 잘 알았다”며 “모든 행동을 남들이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벽을 쳤다”고 말했다. 그래서 타인이 보기엔 큰 비밀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어 이 변호사는 “잠깐 청와대에 가는 것이 마치 큰 비밀 창고의 일부를 열어본 것 같은 착각을 준 것”이라며 “사실 별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래서 차명 전화를 사용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사생활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